대한민국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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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최한기의 기학과 실학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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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김용헌
  • 정가 42,000원
  • 면수 560
  • 브랜드 예문서원
  • ISBN 978-89-7646-411-8 93150
  • 도서상태 판매중
  • 발행일 20-11-20
  • 판형 신국판
  • 제본 양장
  • 책 소개
  • 저자소개
  • 목차
  • 기타

이 책은 실학사상과 개화사상을 이어주는 가교자로 널리 알려진 조선의 철학자 혜강 최한기의 학문과 철학을 조선 후기 실학의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하였다. 19세기 조선이 배출한 위대한 사상가 최한기는 1,000여 권에 이르는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고 전한다. 그는 주자학에 대한 맹목적 추종에서 벗어나 실학의 철학적 의미를 완성함으로써 실학사상과 개화사상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것만 해도 20여 종에 달하는 최한기의 저서들은 철학·경학·경세학·역사와 같은 전통학문은 물론이고 천문학·과학·수학·농학·기계학·의학·지리학 등 흔히 잡학으로 분류되었던 분야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게다가 그 저술의 내용들은 잡다한 지식을 나열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소개하는 수준이 아니라 확고한 철학적 토대 위에, 운화기運化氣라는 존재론과 추측推測이라는 인식론의 토대 위에 일관되게 구축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그의 철학은 조선 후기에 등장한 탈주학적 사유의 정점이라고 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 그 철학과 학문을 최한기는 스스로 기학氣學이라고 불렀다.

최한기 이전에도 리 대신 기를 주목한 철학자들은 없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송대의 장재가 그랬고 명대의 나흠순이 그랬다. 조선에도 이미 서경덕이나 임성주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이 논한 기는 주자학적 리의 속성을 그대로 간직한, 리를 대신하는 형이상학적 기였다. 반면 최한기의 기는 달랐다. 최한기가 말한 기는 지구를 가득 채우고 있는 대기와도 같이 근대과학적 개념에 근접한 실체로서의 기였다. 이러한 기학에 의해 공허한 사변적 세계 대신 경험 가능한 물질세계가 철학의 대상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주로 최한기의 철학적 문제의식과 학문관의 변화, 서양 과학기술 수용 양상, 사유의 변화, 철학이론의 특성 등을 살피고 있다. 이러한 주제 아래 논의된 최한기의 철학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로 귀결된다. 기의 존재론과 경험주의 인식론, 실증과 실용의 실학적 학문관, 서양 과학기술의 수용과 기학적 변용, 마음으로부터 객관세계로의 전환, 로부터 기로의 전환 등이다. 모두 주자학의 공허함과 비현실성을 극복하고 조선유학을 일신시킨 기학의 새로운 면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