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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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중국수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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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李儼·杜石然 지음 / 안대옥 옮김
  • 정가 38,000원
  • 면수 384
  • 브랜드 예문서원
  • ISBN 978-89-7646-393-7
  • 도서상태 판매중
  • 발행일 19-06-03
  • 판형 신국판
  • 제본 양장
  • 책 소개
  • 저자소개
  • 목차
  • 기타

 

수학은 인류 역사의 발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성장해 왔다. 인간의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수학은 항상 불가결의 요소였다. 예를 들어 농업 생산성의 제고나 하천의 유지 관리에서는 필연적으로 자연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와 관련된 역법과 천문학은 그 학문의 성격상 다량의 수학적 지식을 요구하였다.

수학은 매우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널리 응용되는 과학의 한 분야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사람들이 배우고 또 가르치는 수학은 그 내용과 형식을 막론하고 사실상 대체로 동일하다. 그러나 고대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마치 천하가 돌아가는 곳은 같아도 그 길은 다르다”(󰡔周易󰡕, 繫辭下, “天下同歸而殊途.”)라는 중국 고대의 격언처럼 고대 각국의 수학은 각자 서로 다른 발전의 길을 걸었다.

중국의 수학은 고대 바빌론, 고대 이집트, 고대 인도는 물론 중세의 이슬람 세계와도 전혀 달랐다. 중국은 고대부터 수를 헤아릴 때 십진기수법十進記數法을 채택하였고, 계산에서는 산가지(算籌)를 그 도구로 사용하였다. 정수와 분수의 가감승제加減乘除, 제곱(乘方), 제곱근(開方), 세제곱근(開立方), 일차연립방정식의 해 등을 구함에 있어 산가지를 사용하였고, 후대에 와서도 역시 3차 이상의 거듭제곱근(開高次方), 고차방정식, 다원연립고차방정식 등의 풀이에 산가지를 사용하였다. 십진위제 산주의 기수법은 중국수학의 매우 독특한 창조이며 15세기 중엽 주산珠算이 통용되기 이전까지 주요한 계산도구였다. 중국의 수학은 바로 이러한 주산籌算의 기초 하에서 발전한 것이다. 이 외에도 주산珠算 및 산가지 계산(籌算)과 주산珠算의 구결口訣 또한 자신만의 독자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수학은 유구한 발전 과정 속에서 뛰어난 수학 저작과 수학자를 다수 배출하였다.

한편 중국수학은 16세기 말에 서양의 수학이 전래됨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며 발전하였다. 그 시작은 명 말에서 강희제 말년의 시기로, 선교사들에 의해 전래되었으며, 그들은 과학과 기술을 이용한 선교 방식으로 중국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중국은 서양의 과학적 성취를 수용하고자 하면서도 선교사들의 종교활동에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옹정 연간에 이르면 쇄국정책을 펼침으로써 서양 수학의 중국 진입은 어려워지고, 대신 고산서에 대한 연구와 정리, 기존에 전래된 서양 수학 지식을 흡수하고 심화시키는 양상을 보였다. 아편전쟁 이후에는 초등수학의 범위를 크게 뛰어 넘어 고등수학의 범주에 해당하는 서양 수학이 전래되었는데, 교육제도의 개혁과 교과서의 변화를 동반하는 등 그 영향의 범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하였다. 주산珠算이 여전히 일반인들의 생활 속에 광범위하게 유지된 점을 제외하면, 다른 각종 산법은 기수법과 부호법을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서 통용되는 방식으로 통합되었다.